국립중앙박물관은 너무나도 멀리에 있다.
내가 사는 인천에서 국립박물관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 동인천역에 나가서 거기서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가서 4호선을 갈아타고 이촌역까지 가야한다. 그리고 도보로 10분 이상을 또 걸어야 한다.
국립박물관이 개관했다는 뉴스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접했고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먼 거리를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친구가 나에게 한달정도를 함께 가자고 조르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박물관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토요일 아침 우리는 김밥을 사들고 국립박물관을 향했다. 전철을 좀처럼 타지 않는 내입장에서 1시간 이상의 전철 여행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처음 출발하기전 박물관에 대한 기대감도 지루한 전철속에서 짜증으로 변해갔다. 왜 인천에는 박물관이 없어서 이렇게 멀리까지 관람을 하러 가야 하는지... 친구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참기로 했다. 도착한 박물관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 원망과 불평이 가득한 마음이 커다란 기대감으로 되 바뀌었다.